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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파트너, 이혼보다 복잡한 감정의 법정

by lotsofmoneys 2025. 6. 29.

Good Partner, Court of Emotions More Complicated Than Divorce

'굿파트너'는 가사 전문 변호사들이 주인공인 법정 드라마로, 이혼과 양육, 상속처럼 민감하고 감정적인 사건들을 다루면서도 냉정한 법리와 따뜻한 인간애 사이의 균형을 섬세하게 유지한다. 드라마는 법정 밖 인간의 얼굴을 가진 변호사들의 고민과 고뇌, 그리고 의뢰인들의 절절한 사연을 통해 좋은 파트너란 과연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법정 드라마의 한계를 넘어선 감정 중심의 서사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1. 가사 전문 변호사라는 새로운 시선

법정 드라마는 늘 인기 있는 장르지만, 대부분 형사사건이나 거대 로펌의 음모, 정의 구현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점에서 '가사법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부터 신선함을 준다. 주인공 차은경은 업계 최고의 가사 전문 변호사로, 수많은 이혼, 양육권, 상속 문제를 다뤄온 인물이다. 그는 이혼이라는 단어에 더는 감정적 동요를 느끼지 않는 냉철한 전문가이지만, 그 이면에는 감정이 메마르지 않은 섬세한 인간이 존재한다. 드라마는 바로 이 두 얼굴 사이의 미세한 균열과 긴장을 매우 현실감 있게 묘사한다. 매 회 다양한 케이스를 통해 법과 가정의 충돌 지점을 조명한다. 단순한 위자료나 재산분할을 넘어, 가정폭력 피해자, 정신 질환 보호자, 유책 배우자의 후회까지 이혼이라는 행위가 개인의 삶과 감정에 얼마나 복잡하게 얽혀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런 사건들을 다루는 변호사들조차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은근하게 그러나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이 드라마가 흥미로운 지점은, 시청자가 한쪽 입장을 쉽게 편들 수 없도록 사건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피해자와 가해자, 승자와 패자가 명확하지 않고, 결국 남는 것은 인간적인 이해다. 이는 드라마가 감정 중심의 진심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다.

2. 법정 안과 밖, 감정과 논리의 줄다리기

단지 감정에만 기댄 드라마는 아니다. 법정 장면에서는 팽팽한 논리 싸움과 날 선 공방이 오가고, 실제 가사소송의 절차와 쟁점을 매우 사실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변호사들의 법리 전개는 전문성을 기반으로 하되, 시청자가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몰입을 돕는다. 그러나 이 드라마의 진짜 매력은, 그런 냉정한 논리 뒤에 숨겨진 인물들의 감정 서사다. 특히 차은경은 승소보다 의뢰인의 존엄에 무게를 두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는 철저히 업무적으로 사건을 처리하지만, 때로는 지나치게 감정에 휘둘리는 후배 한유리의 태도에서 과거의 자신을 본다. 두 사람의 대비는 단순한 세대차가 아닌, 사건을 대하는 방식의 차이이며, 이는 시청자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가사사건이라는 특성상, 승패로만 결과를 판단하기 어렵다. 한 쪽의 승리는 또 다른 쪽의 상실을 의미하고, 아이를 중심으로 얽힌 갈등은 법적으로는 해결되어도 감정적으로는 끝나지 않는다. 드라마는 이런 복잡한 현실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더 깊숙이 들여다본다. 또한 사건 외적으로도 변호사들의 개인 서사가 촘촘히 녹아 있다. 차은경의 과거 결혼 생활, 한유리의 이상주의, 로펌 내부의 정치와 윤리 갈등 등은 이들이 단순히 도구가 아닌 살아 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각인시킨다. 이는 시청자가 변호사라는 직업에 더 인간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만드는 힘이다.

3. 좋은 파트너란 무엇인가

제목은 단지 로펌 동료 간의 협업 관계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이 드라마는 좋은 파트너란 누구인가를 매 회 질문한다. 결혼 안에서도, 이혼 과정에서도, 부모 자식 간에도, 그리고 법조인과 의뢰인 사이에도 파트너십은 계속해서 시험받는다. 드라마가 말하는 굿 파트너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서로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가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다. 그리고 그 가치관은 단지 스토리 안의 인물들뿐만 아니라, 시청자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법정 드라마의 형식을 빌렸지만, 이 작품은 결국 감정 드라마다. 이혼이라는 현실을 통해 관계의 본질을 다시 바라보게 하고, 때로는 날카롭게, 때로는 따뜻하게 감정의 핵심을 찌른다. 지금 시대의 가족, 사랑, 책임에 대해 아주 묵직하게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말들이 결코 가볍지 않은 이유는, 우리가 모두 언젠가는 누군가의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법정보다 더 복잡한 감정의 세계에서, 이 드라마는 조용하지만 깊이 있게 말한다. 당신은 지금, 좋은 파트너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