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땅 아래에 묻힌 권력의 진실
《파묘》는 단순한 공포 영화의 문법을 넘어서, 무속과 풍수, 조선 후기의 정치사와 근대적 욕망이 뒤엉킨 한국형 오컬트 스릴러다. 유전적 저주와 풍수지리의 괴력, 그리고 기득권 가문이 은폐해온 뿌리 깊은 죄악이 맞물리며, 영화는 무덤을 파헤치는 행위가 곧 과거의 죄와 권력을 드러내는 은유임을 강조한다. 장재현 감독의 전작들처럼 이 영화 역시 종교와 권력, 기억과 망각에 관한 철학적 질문을 품고 있으며, 무속이라는 전통 소재를 한국적 정서와 현대적 서사로 연결하는 데 탁월한 연출력을 보여준다.1. 파묘라는 행위, 한국사의 은밀한 상징영화 《파묘》의 제목은 말 그대로 묘를 파헤리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한국 전통 사회에서 묘지, 즉 터는 단순한 죽은 자의 안식처를 넘어 가문의 기운과 권력, 조상의 영험함이 ..
2025.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