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땅 아래에 묻힌 권력의 진실
《파묘》는 단순한 공포 영화의 문법을 넘어서, 무속과 풍수, 조선 후기의 정치사와 근대적 욕망이 뒤엉킨 한국형 오컬트 스릴러다. 유전적 저주와 풍수지리의 괴력, 그리고 기득권 가문이 은폐해온 뿌리 깊은 죄악이 맞물리며, 영화는 무덤을 파헤치는 행위가 곧 과거의 죄와 권력을 드러내는 은유임을 강조한다. 장재현 감독의 전작들처럼 이 영화 역시 종교와 권력, 기억과 망각에 관한 철학적 질문을 품고 있으며, 무속이라는 전통 소재를 한국적 정서와 현대적 서사로 연결하는 데 탁월한 연출력을 보여준다.1. 파묘라는 행위, 한국사의 은밀한 상징영화 《파묘》의 제목은 말 그대로 묘를 파헤리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한국 전통 사회에서 묘지, 즉 터는 단순한 죽은 자의 안식처를 넘어 가문의 기운과 권력, 조상의 영험함이 ..
2025. 7. 16.
법쩐, 자본의 끝에서 법을 묻다
SBS 드라마 《법쩐》은 자본과 권력이 결탁한 한국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파헤치며, 돈과 법, 정의와 복수의 복잡한 경계를 정면으로 조명한 작품이다. 단순한 범죄 스릴러를 넘어서, 대기업, 정치권, 검찰, 정보기관까지 얽힌 거대한 음모의 실체를 고발하고, 그 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쉽게 무력해질 수 있는지를 냉정하게 보여준다. 주인공들의 분노와 정의는 극적인 액션이 아닌 치밀한 심리전과 법적 공방을 통해 펼쳐지며, 결말에 이르러 진짜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복합적인 질문을 남긴다. 이 드라마는 권력의 뒷면을 들여다보는 창이며, 그 어둠 속에서 빛을 찾으려는 자들의 이야기다.1. 돈이 만든 권력, 법은 누구의 것인가《법쩐》의 서사는 재벌과 권력층, 그리고 그들을 견제해야 할 법조계와 정보기관이 모두 뒤엉켜 ..
2025. 7.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