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아홉, 삶의 경계에서 우정을 말하다
드라마 《서른, 아홉》은 제목처럼 인생의 중간 지점에 선 세 명의 여성이 각자의 삶, 관계, 감정과 마주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결혼, 사랑, 죽음, 가족, 우정 등 한 인간이 살아가는 데 겪는 거의 모든 감정적 사안을 진지하고 깊이 있게 탐색한다. 단순히 여성 서사로 분류되기보다는, 인간이 가진 외로움과 연대, 상실과 기억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품으며 감정을 이끌어낸다. 이 드라마는 그저 흘러가는 나이를 따라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멈춰 선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함께 견디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1. 나이보다 무거운 감정, 그 나이의 우정《서른, 아홉》의 주인공들은 나이 서른아홉이라는 숫자 앞에서 비로소 삶과 죽음, 사랑과 우정에 대해 실질적인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차미조(..
2025. 7. 13.
관상, 운명을 읽는 자들의 권력 서사
영화 《관상》은 조선 단종 시기, 왕위 찬탈이라는 실존 역사를 바탕으로 관상이라는 전통적 민속신앙과 인간의 욕망, 권력의 구조를 접목시켜 정치 사극의 새 지평을 연 작품이다. 수양대군, 김종서, 한명회 등 실존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관상가 내경이라는 허구의 인물을 통해 역사적 진실과 인간 내면의 갈등을 동시에 조망한다. 얼굴을 통해 운명을 판단한다는 관상의 개념은 이 영화에서 예언이 아니라, 인간이 믿고 싶은 방향으로 미래를 해석하는 거울로 작용하며, 그 자체로 시대의 정치성과 윤리성을 들여다보는 통로가 된다.1. 관상이라는 틀로 본 조선의 권력 투쟁《관상》은 역사와 운명, 신념과 권모술수가 교차하는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조선 단종 연간, 수양대군과 김종서의 갈등이 극에 달하던 시기. 영..
2025. 7. 11.